[엘규] 질투 *규른 7대죄악 합작 참여글 입니다. 1. 두 팔을 모아 팔꿈치로는 바닥을 지탱하고 손바닥 한 쌍으로는 턱을 받쳐 올린다. 그러면 품이 넉넉한 팔찌는 할 수 있는 만큼 흘러내려간다. 그때 짤랑 거리는 소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이기도 했다. 그러고서 하는 일은 아득히 멀고 먼 저 아래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이다. 아주 멀고 먼 옛날부터 해 온 일은 대체로 그랬다. 땅을 짚고 서서도 누워서도 그리고 앉아서도 하는 일이라고는 하루 종일 저 먼 아래를 무심히 내려다보는 일이다. 그렇다고 어떤 의무를 등에 졌거나 이루어야 할 어떤 목적의식이 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다. 그저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는 게 전부인 나날들이 이어질 뿐이다.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아무렇게나.. 더보기 이전 1 2 3 4 5 ··· 42 다음